자자리입니다 ...
제법 호기롭게 작성했던 이전 글과는 달리 조금 기운이 빠졌죠?
한국에 있을 때 다행히 진술까지 다 마쳤고, 제가 다시 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집주인에게 연락이 간 모양입니다.
최종 합의, 혹은 종결까지 1개월 - 3개월 정도 다들 잡는다고 하시던데, 저 역시 성격이 급한지라 시간이 꽤나 지난 것처럼 느껴지네요 ㅋㅋㅋㅋㅋ
무슨 일이 있었나요?
경찰서에서 연락이 갔는지 집주인이 그제야 저한테 전화, 문자, 그리고 카톡까지 하기 시작했습니다. 무대응을 할까 하다가, 우선 내용을 확인하고 어머니와 공유했습니다.
집주인의 주장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Q:임차인이 진즉에 구해졌는데 왜 복비를 빼며 계산을 이상하게 하는가?
A : 주위에 물어보니 복비를 뺀다고 했다. 그리고 그날 계산해서 돌려주지 않았나?
Q : 왜 다음 임차인이 구해졌는데 거짓말을 했는가?
A : 나는 너와 계약했지, 어머니와 계약하지 않았다. 너는 성인이 아닌가?
^^
제가 해외에 간다는 내용 및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를 대리인으로 알려 드렸는데도 정말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시더라고요 ... 나참..
그때부터는 무대응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논리 없는 사람에게 말하려 해 봤자 제 시간만 낭비니까요.
그리고 이미 증거 확보 다 해뒀기 때문에 내가 아쉬울 일은 없음.
사기죄로 고소할 때 주의할 점
이번에 난생 처음, 사기죄로 누군가를 고소하며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는데요. 조금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사기죄란?
형법 제347조로,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의 불법한 이익을 취득하거나 타인으로 하여금 취득하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를 말한다.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했습니다.
1) 기망행위
- 상대방이 약속한 사실이 실제 사실과 어떻게 다른지의 여부를 의미
- 고의적으로 나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거짓된 정보를 준 사실이 확인되어야 한다
2) 착오
- 기망행위로 인해 어떤 부분을 속았는지가 확인되어야 한다
3) 처분행위
처분행위는 아마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을 거예요..! 저도 몰랐다가 이번에 진술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 처분행위란, 직접 재산상의 손해를 초래하는 작위 또는 부작위를 말합니다.
- 그러니까 지금 케이스에서는, 피고소인의 기망 행위 (임차인이 구해지지 않았다는 거짓말) 로 인해 제가 어떠한 피해를 입었는지, 단순하게 말하자면 돈을 지급했는지 등이 파악되었어야 합니다.
여기서 진술 조사를 하시는 경찰이 저에게 '하지만 기망행위는 확인되어도, 직접 3개월치에 해당되는 월세를 입금하지는 않았지 않냐'고 하셔서 살짝 ... 뭐지 싶더라고요 ㅎㅎ
보증금에서 3개월치의 월세를 제하고 입금 받았다는 것에서 저는 처분행위가 발생했다고 다시 주장하고, 그제야 경찰관도 납득하시더라고요.
직접적으로 금전을 건네지 않았더라도, 저와 같이 비슷한 처분 행위가 확인된다면 사기죄의 요건에 성립합니다!
(하지만 자세한 것은 모르니 법률상담 받아보세용ㅎ)
고소장을 접수하고 며칠 정도가 지나고, 다행히 제가 한국에 있을 때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담당 수사관이 배정되었으니 진술을 하러 오라고요.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에는 제가 서울에 있어서 바로 가는 게 불가능했지만, 다음 날 가겠다고 해서 다행히 빠른 시일 내에 진술을 하러 갔습니다.
경찰서 진술 시 꿀팁
1. 제출했던 고소장과 동일하게 한 부 더 출력해서 가져가기
2. 도장 챙겨가기
특히 고소장 한 부 출력해서 가는 게 진짜 중요합니다. 새겨 들으세요.
진술을 할 때에는 제가 제출했던 고소장을 바탕으로 경찰관이 사건과 관련하여 여러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대답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진술서를 작성하시게 됩니다.
이 때 , 내용이 저처럼 복잡하거나 모든 내용을 날짜까지 정확하게 진술할 자신이 없다면 고소장을 가지고 가서 보면서 진술하는 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우선 내용의 일관성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진술서에는 제가 최종적으로 내용을 확인하고 도장 혹은 지장을 찍게 되어 있는데, 만약 여기에서 부정확한 내용이라던지, 제출했던 내용이나 증거가 누락된다면 저만 손해잖아요.
저는 특히 제출했던 증거 - 녹취록의 일시가 중요했기 때문에 고소장을 한 부 더 가져갔던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경찰관이 사건과 관련해서 "0월 00일에 이러한 내용이 있었고, 거기에 대해서 0월 00일에 ~라고 확인된 게 맞나요?" 라는 식으로 물어보게 됩니다.
만약 정확한 날짜를 알기 어렵다면 대답하기도 어렵겠죠.
그리고 진술할 때에는 아무래도 경찰관이 제가 하는 말을 전부 타이핑하면서 청취하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와다다 쏟아내는 것보다는 간략하게 말을 하고, 다시 한 번 더 경찰이 정리해 주시는 내용을 확인 후 yes/no 정도로 답하는 게 저는 편했습니다.
물론 추가할 내용이 있다면 타이핑 중간에 추가적인 말이 있다고 하고 말을 이어갔고요.
그리고 고소장 작성할 때 한 가지 더 꿀팁입니다.
저는 증거물 란을 작성할 때에 너무 세세하게 적나 생각도 들었는데요,
저처럼 적는 게 좋습니다 ...
왜냐면 진술할 때 0월 00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 묻기 때문에, 녹취록을 하나하나 다시 들여다 보는 것보다는 이렇게 요약해둔 내용을 보고 바로 대답하는 것이 시간 절약에도 도움이 됩니다.
진술하면서 정말 이렇게 쓰기 잘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했습니다 ㅎㅎ
근처 오며가며 많이 봤는데, 제가 고소를 하러 올 줄은 몰랐죠 ...
그리고 도장을 가지고 가라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진술서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출력해 주시고, 작성된 내용에 이상이 없다면 원본임을 확인하기 위해 페이지마다 도장을 찍어야 합니다.
이 때 도장이 없다면 지장을 찍어야 합니다.
저는 인감도장밖에 없었어서... 아무래도 인감을 가져가긴 좀 그러니까 ㅎ; 그냥 갔는데 지장을 찍었어요.
뭐 없어도 되긴 하지만, 그래도 도장으로 찍는 게 편하잖아요~!!
그 후
고소인이 피고소인에게 잘 알아두라고 훈계를 듣는 경우가 있다?
합의금 가보자고요.
솔직히 집주인도 쫄렸는지 계속해서 남은 금액을 정산해서 주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계산이 이상하고^^
이미 고소한 걸 취하하고 싶지는 않으니~~
액수도 작은데 , 그냥 받지 않아도 좋으니 상대가 조금이라도 더 마음 졸이고 불안해했으면 좋겠어요.
저와 어머니는 아직까지 이 사람이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는 데에 굉장히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조금 강구하고 있는데요,
만약 효과가 좋으면 또 들고 오겠습니다.
이번에 법 공부 많이 하게 되네요 ^^
오히려 좋아.
고소장 표준서식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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